만화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한국은 ‘만화 강국’과 거리가 멀었다. 미국, 일본 등에 줄곧 밀렸다. 하지만 웹툰의 등장과 함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국내 기업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웹툰 시장의 1위로 올라섰다. 네이버웹툰은 현재 10개 언어로 번역돼 100여 개 국가에 서비스되고 있다. 세계 월간 이용자(MAU)는 7200만 명에 달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기존 만화 강국의 독자들이 이젠 한국 웹툰 플랫폼을 이용해 한국 작품을 보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웹툰의 이희윤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리더는 “모바일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많은 신인 작가에게 연재 기회가 주어졌고 다양한 작품이 탄생했다”며 “여기서 머물지 않고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이 가장 역점을 두는 건 IP를 활용한 대규모 생태계 구축이다. 네이버는 지난 2월 미국 2위 웹툰 플랫폼 ‘태피툰’ 운영사인 콘텐츠퍼스트에 투자했다. 웹소설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했다. 이 리더는 “최근에 웹소설로 웹툰을 제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웹소설-웹툰-영상-글로벌로 뻗어나가는 하나의 IP 생태계를 구축해 독자들이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각국 현지 작가들의 작품도 대량 수급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창작 공간 ‘캔버스’엔 세계 70만 명의 창작자가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처럼 국내외 작품을 모두 담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그는 “현지만의 문화 코드가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아는 현지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공급하고 있다”며 “특정 국가만의 서비스가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작품을 함께 즐기는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의 작품은 수많은 영상으로도 제작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김칸비·황영찬 작가의 ‘스위트홈’은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돼 공개 4일 만에 해외 13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웹툰과 웹소설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 등을 포함해 다양한 제작사와 영상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리더는 “초기 편집회의 때부터 결말 시놉시스를 확인하고 영상으로 만들었을 때 충분한 서사가 이어질 수 있을지 함께 검토한다”며 “영상 기획에서부터 제작사와 함께 참여해 공동제작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유미의 세포들’ ‘정년이’ ‘알고 있지만’ 등도 영상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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